안녕하세요! 메이저맵 에디터 가을입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1학기에는 모두 필수 과목을 수강하는 거라 아직까지는 순조롭게 흘러갔지만, 2학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선택 과목 수강이 시작됩니다.

대학처럼 수업을 선택해서 듣고, 정해진 학점을 채우면 졸업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것을 얼핏 들으면 멋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고민거리가 많아지고 있어요.

지난주 8일 전교조와 교사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교학점제 시행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 전면 폐지를 요구했습니다. 오늘은 그 배경과 반대 목소리를 조금 더 살펴볼게요.

고교학점제 문제점

🏫 학교마다 너무 다른 '과목 수'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것’이에요. 하지만 실제로는 이 선택권이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주어지지 않아요.

최근 종로학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어떤 자사고는 무려 127개 과목을 개설했지만, 지방의 소규모 일반고는 63개 과목밖에 없었어요. 평균적으로 자사고는 100개 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반면, 지방 일반고는 70개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 자체가 다르다는 거예요.

사실 이 형평성 문제는 고교학점제 초반부터 지적되어 왔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 같은 과목도, 경쟁률은 다르다?

고교학점제에서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고, 그 성적이 내신에 반영돼요. 문제는 같은 과목이라도 수강 인원에 따라 내신 경쟁이 심해지거나 완화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자사고는 과목이 많다 보니 한 과목에 수강하는 학생 수가 적어서, 내신 등급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어요. 반면 일반고는 선택 과목이 적고 많은 학생이 몰리기 때문에 내신 경쟁이 치열해져요. 똑같이 공부해도 학교 때문에 내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 대학입시에도 영향이 있을까?

고교학점제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본격 반영돼요. 그런데 지금 고등학교 시스템은 여전히 ‘5등급 상대평가’를 기반으로 내신을 산출하고 있어요. 절대평가로 설계된 고교학점제와 충돌이 생기는 거죠.

이런 상황 속에서 학생들은 내신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고 하고, 입시에 맞춰 진로를 '꾸며내는' 일도 생긴다고 해요. 사교육 컨설팅의 영향이 더 커질 수도 있고요. 실제로 어떤 학생은 "진로 바꾸면 입시에 불리할까 봐 자퇴까지 고민했다"라고 할 정도니까요.

🧑‍🏫 교사와 학교도 힘들다

학생만 힘든 게 아니에요. 과목 수가 늘었는데 교사 수는 그대로인 상황이라, 한 교사가 전공과 무관한 과목을 맡는 일도 흔해졌어요. 지방에서는 생명과학 전공 선생님이 지구과학까지 가르치는 일도 있다고 해요.

또 학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려 해도, 실제로는 이동 시간, 교통 문제, 행정 부담 때문에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금의 고교학점제는 무리한 진로 결정을 강요한다"라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요. 온라인 서명에는 19,664명의 교사가 참여했을 만큼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진로는 빠르게 정할수록 유리하다고들 하죠. 하지만 빨리 정하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진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고등학교 제도는 너무 이른 시점부터 진로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유 공간 없이 바로 확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선택교과가 늘어나서 선택권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조건이 아니고, 심지어 입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어요. 우리는 지금, 교육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질문해 봐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대하는 목소리에도 충분히 귀를 기울여서 어떻게 해야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