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틀린 내용은 아니지만 수행평가 조건에 맞추지 못해 점수 깎여본 경험, 누구나 다 있을 거예요. 생성형 AI가 출현한 이후에는 "너 chat gpt 써서 한 거지?"라며 은근히 언짢은 기색을 보이는 선생님의 꾸지람을 들어본 적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앞선 시리즈에서 말했던 것처럼, AI가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AI를 사용하지 않는 건 미래사회를 대비하지 못하는 일이에요. AI를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활용 역량을 길러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오늘은 수행평가나 학기말 과목별 보고서를 작성할 때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볼게요.
1. 평가기준 입력하기
논술형 평가 방식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많은 선생님들이 논술형 수행평가를 실시하고 있어요. 논술형 수행평가는 과목과 무관하게 대부분 '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곤 하죠. 여기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쁜 글을 작성하기보다는 조건에 맞는 글을 작성해야 해요. AI를 이용해서 수행평가를 대비할 때도 이 기준을 놓치지 말아야 해요.
많은 친구들이 수행평가 질문만 AI의 채팅창에 입력하고 답을 도출하는데, 자칫하다가는 수행평가에서 제시한 '채점 기준', 즉 조건에 맞지 않은 답변을 작성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내용이 설령 괜찮더라도 점수를 받을 수 없어요. 작성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글자 수 제한, 최소 글자 수, 필수 포함 단어 등 형식적인 조건을 놓치는 실수를 하는 거죠.
AI를 적극 활용해 과제 검토자 역할까지 부여해보세요. <수행평가 평가 기준>을 입력하는 것이죠. 아래 프롬프트를 자신의 수행평가 평가 기준, 내용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하면 여러분이 사용하는 AI는 평가기준에 맞춰 원하는 답을 도출해 줄 거예요.
[AI 프롬프트]
(1) 초안이 있는 경우
"지금부터 너는 OO과목 교사야. 아래에 제시된 [수행평가 채점 기준]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학생 초안]을 읽은 뒤 채점 기준에 따라 감점 요인이 있는지 항목별로 분석해서 내용 수정 없이 기준 충족 여부(O, X로 표기)와 이유만 표로 정리해서 출력해 줘." [수행평가 채점 기준] 1. 글자 수는 공백 포함 0000자 이상 2. 'OOO'이라는 키워드가 O회 이상 등장할 것 3.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갖출 것 등등 [학생 초안] (자신이 작성한 초안을 붙여넣기) |
AI에게 '작성자'가 아닌 '평가자'의 시선에서 글을 우선 평가하게 함으로써, 조건 충족 여부를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요. 사람이 육안으로 검토할 때 놓칠 수 있는 형식적 조건을 체크하는 데에도 매우 효율적이지만, 내가 약한 과목의 글을 썼을 때에는 내용면에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죠.
(2) 초안이 없는 경우
"지금부터 너는 고등학교 1학년(예시) 학생으로, OOO 분야에 관심이 많고, 해당 분야로의 진학을 고민하고 있어. 그래서 이번 OO 과목 수행평가에서 OOO 분야의 주제를 활용해서 아래의 [수행평가 채점 기준]에 맞는 글을 작성할 거야. [수행평가 채점 기준]에 맞는 OOO 분야의 글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수준에 맞게 작성해 줘." [수행평가 채점 기준] 1. 글자 수는 공백 포함 0000자 이상 2. 'OOO'이라는 키워드가 O회 이상 등장할 것 3.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을 갖출 것 등등 |
이 경우에는 AI와의 대화를 통해 주제를 심화시키거나, 내용을 나의 진로나 관심사에 맞게 바꿀 수 있어요. 하지만,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가 직접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보니 나의 언어가 아닌 글이 되고, 참고자료를 가져갈 수 없는 과목에서는 기대하는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에요. 나의 언어로 AI가 답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상당수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요. 평소 내가 구사하는 언어를 써야 암기도 쉬워지고, 선생님이 보시기에도 '학생이 자기 말로 쓰려고 노력했구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죠. 선생님께 좋은 인상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 알고 있죠?
2. 내 문체 학습시키기
AI가 작성한 글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평소 글을 곧잘 써 본 친구가 아니라면 다들 입을 모아 '저보다 AI가 더 글을 잘 써요!'라고 이야기하곤 해요. AI가 작성한 글은 특유의 번역 투나 지나치게 매끄러운 문장 구조로 인해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 학생들이 chat gpt의 조건문조차 지우지 않고 과제물을 제출해 걱정이라는 선생님께서는 "지나치게 모호한 문장"을 AI의 특징으로 꼽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AI가 잘쓴 글을 굳이 내가 다시 고쳐쓸 필요가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시간 낭비예요. AI에게는 러닝 기능이 있어요. 뭔가를 배우는 기능, 학습기능이 있다는 거죠. 여러분이 과거에 작성한 수행평가, 일기 등 '나의 문체'를 확인할 수 있는 샘플 데이터를 AI에게 제공하고 나의 문체, 어휘선택 습관, 문장 길이 등의 특징을 분석하게 한 뒤 답안 초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AI를 활용했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글이 등장할 거예요.
AI의 특징 중 하나인 모호하고 수사적인 표현도 충분히 고칠 수 있어요. 처음부터 배제하면 되거든요. 특히 학술적 글쓰기를 할 때는 모호한 부사, 예쁜 수사적 표현 사용이 되려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되요. 근거에 기반하고, 사실 관계를 활용하는 게 훨씬 더 좋은 답변을 만들 수 있어요. 설령 딱딱하게 느껴지는 글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에요.
구체적인 프롬프트를 확인해 볼까요?
"아래 [샘플 글]은 내가 평소에 쓴 글이야. 이 글을 분석해서 나의 문체적 특징을 3가지로 요약해 줘. 문체적 특징은 문장의 평균 길이, 자주 쓰는 어미나 어휘, 어휘의 난이도, 문단 구성 방식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글쓰는 스타일을 의미해. 그 다음, 아래 [작성 요청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쓰되, 분석한 나의 문체 특징을 그대로 적용해서 작성해. 단, 학술적 보고서이므로 수사적인 수식어를 사용하지 말고, 모든 주장은 반드시 근거를 포함하고 해당 근거는 확인 가능한 자료가 있을 때 사용해. 최대한 자세히 인과 관계나 연결 관계에 대해 서술해 줘. [샘플 글] (본인이 과거에 쓴 글 3~4문단) ※ 전혀 다른 성격의 글(수행평가물, 과제물, 일기 등)을 사용하면 좋음 |
이렇게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단순히 "글 써 줘"라고 입력하여 결과물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의 글 같은 결과물이 완성돼요. AI가 나의 글 패턴을 모방하고, 그 모방한 어투로 작성하기 때문이에요. 거기에 학술적 보고서라는 전제조건 하에 다양한 제약을 걸었기 때문에 학술적인 톤을 갖춘 글이 탄생할 거예요.
3. 과목 및 과제 유형별 AI 선택 전략
AI 모델마다 특화된 영역이 달라요.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해 본 친구들이라면 알고 있을 거예요.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생성형 AI 툴인 chat gpt와 구글의 Gemini를 비교해 볼게요.
우선 인문계열 탐구 활동, 긴 호흡의 글을 작성할 때는 chat gpt보다는 Gemini가 훨씬 유용해요. 방대한 텍스트를 처리하여 맥락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문장 생성 부분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나 Gemini는 구글 검색으로 최신정보를 수집하고 반영할 수 있어 트렌드를 다루기에 좋다는 장점도 있어요. 자료조사가 필요한 사회 교과나 역사 과목, 국어 문법 등의 경우 특히 유리하죠.
하지만 수리 과학 계열 및 정보 공학 계열의 과제는 chat gpt가 훨씬 유리해요. 논리적 추론이 필요한 문제 풀이, 구조화된 코딩 작업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고 해요. 복잡한 수식을 간단하게 변환하거나, 파이썬 코드를 작성하는 등의 일은 chat gpt에게 요청해보세요.
글의 구조를 잡는 경우에도 차이가 있어요. 서론-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논리구조를 맞춰 쓰는 줄글 형태의 에세이는 Gemini가 훨씬 적합해요. 하지만, 단계를 나눠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의 글이나 알고리즘 구조를 설계하는 과제는 chat gpt가 훨씬 더 명확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어요.
💡2줄 요약 Tip!
1. 긴 호흡의 글을 작성하거나 최신 트렌드를 검색해야 한다면 Gemini!
2. 수학 문제를 풀거나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는 chat gpt!
4.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AI에도 있다고?
생성형 AI를 사용하다 보면 존재하지 않는 정보인데도 마치 진짜 있는 정보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어요. 바로 AI환각, 할루시네이션 현상이라고 불리는 현상이에요. 왜 그런 일이 발생할까요?
간단히 말하면 AI가 계속 고품질로 학습할 만큼 데이터 수준이 못 따라오기 때문이예요. AI가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학습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인간이 데이터 만드는 속도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들어 RLHF(Reinforcement Learning with Human Feedback,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이라는 방법을 통해 학습량을 최대한 늘리고는 있지만, 이것도 결국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어요. 쏟아지는 콘텐츠 중 양질의 텍스트나 정보가 없으니 AI는 제대로 된 콘텐츠를 학습하기도 어렵대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AI의 기능에는 Gemini의 Deep research 및 검색 연동 기능이 있어요. 답변을 생성할 때 하단에 출처를 제공하도록 하는 기능이에요. 해당 기능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원문을 확인할 수 있고, AI를 활용해 작성한 답안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크로스 체크를 하면서 신뢰도 있는 과제물 작성을 할 수 있답니다.
그럼 Deep research 기능을 이용해 원문을 확인하는 예시 프롬프트를 살펴볼까요?
너는 지금부터 논문 심사를 담당하는 깐깐한 '팩트 체크 연구원'이야. 아래 [검토 대상 글]에 포함된 내용 중 통계, 인용, 특정 사건의 연도가 사실인지 구글 검색을 통해 검증해. 다음 절차를 엄격하게 지켜서 보고서를 작성해. 모든 주요 주장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출처(학술지, 공신력 있는 언론사, 정부 보고서)의 링크(URL)나 논문 제목을 찾아 각주 형태로 달아 줄 것. 만약 검색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내용(환각 현상)이 있다면, 해당 문장을 지적하고 '사실 확인 불가' 혹은 '오류'라고 명시한 뒤 올바른 정보로 수정해. 출처가 불분명한 모호한 표현은 삭제해.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면 "가치 판단이 필요합니다"라는 문구를 사전에 달아서 내가 확인하게 해 줘. [검토 대상 글] (AI가 작성했거나 본인이 쓴 보고서 초안) |
대규모 언어 모델은 확률적으로 '그럴듯한 문장'을 생성하는 구조로 운용돼요. 따라서 없는 논문이나 기사 등을 있는 것처럼 꾸며내는 AI환각 현상이 나타나거나, 수치를 임의로 조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이러한 부작용을 사전에 막기 위해, AI에게 정보를 검증하고 검색을 통한 진위 여부 판단을 요청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거예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구체적인 예시를 걸어두었기 때문에, 나무위키나 위키백과 같이 모두가 쉽게 접근해서 수정할 수 있는 비공식 자료가 아닌 권위 있는 레퍼런스가 수집될 수 있겠죠? 유의미한 출처를 활용해 만든 결과물은 치명적인 사실관계 오류를 걸러내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 되어줄 거예요.
* 참고한 글
- 점점 멍청해지는 AI, 이유가 있었다? 인간 데이터 고갈되면 ‘근친혼’까지?
https://www.ytn.co.kr/_ln/0103_202512011514567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