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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그 사이의 법리를 배우다 - 주요 과목 교수님 인터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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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형법의 핵심적인 학문적 가치와,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에게 형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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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저는 형법의 학문적 가치는 ‘인간의 본성’을 전제로 한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법은 국가의 법이지만,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 국민이 본능적으로 따를 수 없는 규범을 국가가 강제한다면, 자발적인 규범 준수력이 떨어지고, 결국 위반자가 속출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형법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형법은 다른 법률과 달리 인간의 본성을 본질로 삼아야 하는 학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에게 형법이나 형사소송법을 가르칠 때 제가 강조하는 점은, 이 법들을 단순히 ‘집행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 “법의 본질을 이해하고, 집행 과정에서 그 본질을 어기지 않도록 스스로를 제어하며, 국가가 그런 잘못을 저지를 경우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 중에는 자신이 법을 집행하는 입장에 서게 되면 ‘법대로 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굉장히 위험한 태도입니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법 집행자'란 어떤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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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예를 들어, 제가 예전에 경찰 면접 질문지를 봤을 때, 거기엔 이런 질문이 있었어요.

"시골에서 돈이 없는 농부가 오토바이 뒤에 거름을 싣고 헬멧 없이 운전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여기에 “규범 위반이니 무조건 단속하고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식으로 대답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접근은 형법이나 법 집행의 본질을 놓치는 겁니다. 그 상황에서는 먼저 왜 헬멧을 써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게 도와야 하며, 만약 경제적 사정으로 헬멧을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가가 그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결국, 법을 집행하는 사람은 단순히 ‘규범을 적용하는 기계’가 아니라, 규범의 본질을 이해하고, 인간의 상황과 사회적 맥락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형법이 새롭게 다루어야 할 문제나 쟁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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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저는 사실 ‘형법이 새롭게 다루어야 할 문제’라기보다는, 앞으로는 행정형법의 영역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형법이라고 하면 국가적 법익, 사회적 법익, 개인적 법익을 중심으로 인간 간의 관계에서 타인에 대한 침해를 규율하는 영역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규율은 사실상 대부분 이미 형법 안에 포함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고유한 형법의 영역’이 추가될 가능성은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회가 복잡해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문제들은 형법의 본질적인 영역보다는 행정의 기능, 즉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법 규범의 형태로 등장하게 되죠. 예를 들어,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기는 저작권 침해나 정보 도용 같은 문제들은 엄밀히 말하면 형법이라기보다는 행정형법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형법은 국가가 만들긴 했지만, 인간의 본성과 공동체 규범에 기반한 규율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형법은 국가라는 제도 이전에 존재하는 인간 사회의 최소 규범에 가까운 반면, 행정형법은 국가 기능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새로운 쟁점들이 생기더라도, 그것들이 진정한 의미의 ‘형법’으로 다뤄지기보다는, 국가 기능이나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법, 즉 행정형법 쪽으로 더 많이 확장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형법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개념이나 조항이 있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교수님만의 설명 방식이나 조언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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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제가 형법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형법은 외계어다”라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절대 쓰지 않는 말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형법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게 정상인 거죠. 형법이라는 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상황을 다루는 법이 아니라, 비일상적이고 이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난 상황, 즉 범죄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법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업 시간에 일상적인 언어로 형법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건 형법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죠. 대신 학생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영어 처음 배울 때 하나도 안 들렸지? 근데 시간이 지나면 단어 뜻을 몰라도 ‘그런가 보다’ 하고 익숙해지잖아. 형법도 똑같아. 처음엔 모르겠고 낯설고 어렵지만, 계속 듣고 보다 보면 ‘아 이런 거구나’ 하고 감이 와.”

즉, 형법은 일상에서 멀기 때문에 낯선 게 당연하다는 걸 먼저 인정하고, 꾸준히 듣고 익숙해지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하려 하지 말고, 마치 외국어를 배우듯이 익숙해지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경찰행정학과에서 형법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에 대해 교수님께서 보시는 관점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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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형법의 중요성에 대해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만약 학생들이 법과 관련된 집행 기관에 진출하려 한다면, 형법이나 형사소송법 없이는 실무를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따라서 형법이 진로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학생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며, 저 혼자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형법 외에 함께 수강하면 형법 이해에 도움이 되는 과목이 있다면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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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형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본적인 법률 용어와 법 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그 점에서 민법이 가장 기본이 되는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일상생활에서 적용되는 법률 규범의 기초를 다루기 때문에, 법률 용어와 개념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형법과 민법은 다루는 내용은 다르지만, 법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 민법의 기본 지식이 있으면 형법을 공부할 때도 훨씬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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